인간관계 스트레스, 더는 소모되지 마세요: 에너지를 지키는 5단계 관계 분류법
한때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MBTI 열풍을 기억하시나요? 우리는 왜 그토록 타인의 성향을 궁금해하고 유형을 나누려 했을까요? 아마도 그 이유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상대를 이해하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싶었기 때문일 겁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서 인간관계만 순탄해도 삶의 질은 놀랍게 달라집니다.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 저자의 책 『마음 지구력』에서는 바로 이 에너지 낭비를 막는 현명한 비밀을 제시합니다.
"반려견 훈련 프로그램을 보면, 훈련사는 견종의 특성을 먼저 파악합니다. 리트리버에게 필요한 활동량과 몰티즈에게 필요한 정서적 안정감이 다르듯 말이죠.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에너지와 기대를 쏟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결국 나를 지치게 만듭니다."
에너지를 아끼는 인간관계의 비밀, '관계 분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단계'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거리와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인간관계를 5단계로 분류하여 각 단계에 맞는 대처법을 제안합니다.
1단계. 무지인(無知人) : 모르는 사람
전 세계 80억 인구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들과의 거리는 멀수록 좋습니다. 이들이 나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일반적인 평판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관계입니다.
2단계. 지인(知人) : 필요에 의한 관계
직장 동료, 식당 주인, 학원 선생님처럼 필요에 의해 가깝게 지내는 관계입니다. 가족보다 자주 볼 수도 있지만,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생각나서 전화했어, 잘 지내?" 정도의 안부로도 신뢰가 쌓이는, 명함 속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3단계. 친구(親舊) : 사적인 관계
이 단계부터는 감정이 섞이고 공감이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공유하며 친구가 됩니다. 비밀을 공유하고, 가족의 안부를 물으며, 때로는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사이입니다.
4단계. 연인(戀人) : 사랑, 독점성을 가진 관계
친구는 많아도 되지만, 연인부터는 독점성을 갖습니다. 둘만의 비밀이 있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수적입니다. 사랑이 없다면 이 관계가 존재할 이유도 사라집니다.
5단계. 배우자/가족(家族) : 영원성을 가진 관계
현재의 독점성뿐 아니라 미래의 영원성까지 약속된 관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랑이 '의무'가 되기도 합니다. 상대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유대감을 가진 관계입니다.
건강한 관계의 핵심은 '적절한 거리'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는 각 단계의 선을 넘을 때 발생합니다. 친구가 가족처럼 굴거나, 연인을 지인처럼 대할 때 마음은 위협을 느낍니다. 우리는 모든 관계를 똑같이 대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관계의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나를 지키고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당신의 관계들을 각 단계에 맞게 분류하고, 그에 맞는 현명한 대처를 통해 소중한 에너지를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