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의 천재는 왜 전쟁무기를 만들게 되었나
21살에 페이스북에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매각하며 일약 억만장자가 된 청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추방당했고, 이제 미국 국방부가 가장 주목하는 AI 무기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바로 안두릴 인더스트리의 창업자 파머 럭키의 이야기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이단아, 방산으로 귀환하다
파머 럭키는 VR 헤드셋의 선구자로 메타버스 시대를 열었지만, 2016년 친트럼프 정치단체 후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리콘밸리 주류와 충돌하게 됩니다. 결국 2017년 자신이 세운 오큘러스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습니다.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이자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그의 재기를 전폭 지원하며, 2017년 안두릴 인더스트리가 탄생합니다.
방산업계를 뒤흔드는 파괴적 혁신
안두릴의 접근법은 기존 방산업계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정부 주문을 기다리는 대신, 자체 자금으로 먼저 제품을 개발한 뒤 완성품을 판매하는 '선개발 후판매'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빠른 반복 개발 문화를 방산에 접목한 것입니다.
안두릴의 핵심 기술
- Lattice AI 플랫폼: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두뇌
- Altius 드론: 자율 비행이 가능한 배회형 무기 시스템
- 자율 무기 체계: 인간 개입 없이 목표를 식별하고 공격하는 킬체인 시스템
폭발적 성장, 305억 달러 가치평가
안두릴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입니다. 2025년 6월,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가 주도한 펀딩 라운드에서 25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05억 달러를 인정받았습니다.
2024년 매출은 약 1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4년 가을 이후에만 미 국방부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직원 수는 6,000명을 넘어섰고, 현재 사모시장에서 주당 가격은 40달러로 2023년 17달러 대비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파머 럭키는 IPO가 '만약'이 아닌 '언제'의 문제라고 밝혔으며, 업계에서는 2027년경 상장이 유력하다고 전망합니다.
한국 시장 공략, 아시아의 허브로
2025년 8월, 파머 럭키는 직접 서울을 방문해 한국법인 설립을 공식화했습니다.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주한 미국 대사관이 주최하고 미국 상무부가 주관하는 등 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었습니다.
한국 파트너십 현황
- 대한항공: 무인항공기 공동 개발 및 인도태평양 지역 라이선스 생산 계약
- HD현대: 함정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 인력 확충: 1년 내 현지 인력 2배 증원 계획, 보잉 한국 방산사업부 대표 출신 존 김을 한국법인 대표로 임명
파머 럭키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북한과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위협이 현실적이어서 첨단 방산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둘째, 한국은 강력한 제조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최적입니다. 실제로 대만에도 사무소를 열고 Altius 배회형 무기를 첫 납품하는 등 인도태평양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팔란티어와의 시너지, 완벽한 킬체인
안두릴이 '제2의 팔란티어'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두 회사는 실제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최근 미 육군 프로젝트에서 1억 달러 규모의 공동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팔란티어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장 상황을 파악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면, 안두릴은 AI 자율무기로 실제 타격을 수행하는 '손과 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죠.
미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입니다. 고가의 F-35 전투기 한 대 대신, 저렴하면서도 AI로 무장한 자율 드론 수만 대를 배치해 중국의 물량 전술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죠. 안두릴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20억 달러 규모 IVAS(통합 시각 증강 시스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전통 방산업체들이 독점하던 영역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 시장 기회: AI 자율무기 시장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며, 전통 방산업체들이 대응하지 못하는 속도로 혁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성장성: 2024년 매출 100% 성장, 10억 달러 달성. IPO 시점까지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며, 사모시장 가격도 135% 상승했습니다.
✓ 경쟁 우위: 소프트웨어 중심 방산의 높은 진입장벽과 정부 계약의 지속성이 강점입니다.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같은 거대 방산업체보다 빠른 개발 속도를 자랑합니다.
✓ 리스크: 2025년 시장 변동성으로 IPO 지연 가능성이 있으며, 305억 달러 밸류에이션은 높은 성장 기대치를 반영한 만큼 실적 압박이 클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상현실로 세상을 바꾸려던 청년은 이제 현실 세계의 전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파머 럭키의 안두릴은 단순한 방산 스타트업을 넘어, AI 시대 국방의 미래를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았습니다.
팔란티어가 2020년 상장 후 주가가 10배 이상 폭등한 것처럼, 안두릴 역시 IPO 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거대한 기술의 물결은 이미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도 도착했고, 우리는 지금 그 역사적 현장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병기창을 재건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최고의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 파머 럭키, 안두릴 창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