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포기하고 위스키를 선택한 그녀, 영화 <소공녀>로 배우는 욜로(YOLO) 경제학
"경제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영화라는 친숙한 렌즈를 통해 경제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책, <이토록 쉬운 경제학>을 아시나요? 이 책은 복잡한 경제 상식을 영화 속 인물들의 삶에 녹여내어, 마치 영화 평론을 읽듯 흥미롭게 경제와 가까워질 기회를 제공합니다.
수많은 영화 중에서도, 오늘 주목할 작품은 바로 영화 <소공녀>입니다. 집이 없어도 위스키와 담배만은 포기할 수 없었던 주인공 '미소'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청년들이 마주한 씁쓸한 경제 현실과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제학적 인사이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미소'의 선택: 집 vs 위스키와 담배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가사도우미입니다. 빠듯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위스키 한 잔과 담배 한 개비입니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서 월세와 담배값이 동시에 오르는 위기에 직면합니다. 여기서 미소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선택을 내립니다. 그녀는 주저 없이 '집'을 포기하고, 여전히 위스키와 담배를 즐기는 삶을 이어가기로 결심합니다.
경제학으로 본 '미소'의 결정
미소의 선택은 경제학의 핵심 개념인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것의 가치를 의미하죠. 미소에게 집의 안정성보다 위스키와 담배가 주는 현재의 만족감, 즉 '효용'이 더 컸던 것입니다. 반면, 그녀의 친구들은 안정적인 집과 직장을 얻는 대신, 과거의 꿈과 자유라는 기회비용을 지불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미소의 행동은 '수요의 가격 탄력성'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정부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죄악세'를 부과해 담배 가격을 인상했지만, 미소처럼 담배를 '필수재'로 여기는 사람에게는 가격 인상이 소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담배를 끊는 대신 더 저렴한 담배로 바꿀 뿐이었죠. 이는 정책이 의도한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욜로(YOLO)'와 '한계소비성향'의 관계
미소의 삶은 오늘날의 '욜로(YOLO)'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문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청년들이 미래를 위한 저축 대신 현재의 만족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현상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소득이 적을수록 추가 소득이 생겼을 때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한계소비성향'을 이야기했습니다. 어차피 열심히 돈을 모아도 집을 사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차라리 현재의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선택은 어쩌면 합리적인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영화 속 미소의 선택은 바로 이 시대 청년들의 씁쓸한 자화상을 대변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화 <소공녀>는 단순히 한 개인의 독특한 삶을 넘어, 부동산 폭등과 경제적 좌절감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토록 쉬운 경제학>과 함께 영화를 본다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더 깊은 경제학적 통찰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