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시대,
쏟아지는 돈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막대한 유동성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역대급'으로 풀린 돈은 자산 시장을 뒤흔들었고, 이제 인플레이션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경제 화두가 되었습니다. 과연 이 거대한 돈의 흐름 속에서 부를 지키고 늘리는 승자는 누가 될까요? 독일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2,000년의 역사를 통찰해 쓴 책, <인플레이션>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파괴력, '온건한 인플레이션'의 함정

연 2%의 '온건한' 인플레이션은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책은 '수련 연못 수수께끼'를 통해 우리가 지수적 성장의 무서움을 얼마나 간과하는지 보여줍니다. 매일 두 배씩 넓어지는 수련이 연못의 절반을 덮는 데 16일이 걸렸다면, 연못 전체를 덮는 데는 며칠이 걸릴까요? 정답은 단 하루, 17일째입니다. 마지막 하루 만에 모든 것이 뒤덮이는 것처럼, 낮은 인플레이션도 수십 년이 지나면 우리 자산의 구매력을 절반 이상 앗아가는 파괴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인간은 기하급수적 변화를 인식하는 데 서투르다. 온건한 인플레이션은 슬금슬금 다가오기 때문에 체감하기조차 어렵다."

현금의 저주와 부의 재분배

인플레이션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습니다. 현금을 주로 보유한 서민층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금'과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부동산, 주식 등 실물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은 자산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이익을 봅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의 부를 부유한 사람에게 이전시키는 거대한 재분배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국가는 인플레이션 게임의 승자일까?

그렇다면 이 게임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요? 책은 종종 '국가'가 그 수혜자가 된다고 지적합니다. 국가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가장 큰 채무자입니다. 인플레이션을 통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면, 국가가 갚아야 할 빚의 실질적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국가는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강력한 유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정부가 주머니를 털어가는 셈입니다.

저금리 시대의 종말과 투자의 '마법 삼각형'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저금리 시대는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요? 책은 투자의 '마법 삼각형'을 기억하라고 조언합니다.

  • 수익성: 얼마나 많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가?
  • 안정성: 원금을 잃을 위험은 얼마나 적은가?
  • 유동성: 얼마나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 세 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투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높은 수익을 원하면 안정성을 포기해야 하고, 안정성을 원하면 수익률이 낮아집니다. 이 상충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현명한 자산 배분의 첫걸음입니다.

부동산은 '시멘트로 된 금'이라 불릴 만큼 좋은 투자처지만, 핵심은 입지입니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 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은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안전 자산이지만, 그 자체로 이자나 배당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책이 아닙니다. 대신, 돈과 권력, 그리고 부의 미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혼돈의 시대를 맞아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지혜를 얻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입니다.